<앵커>
내년부터 인공지능이나 3D프린팅을 이용한 의료기기들도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가능해집니다.
혁신의료기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혁신을 책임지는 의료 스타트업들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MRI로 촬영한 환자의 뇌 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합니다.
62개로 분류된 뇌의 각 영역을 나누고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이처럼 인공지능은 이미 의료현장 투입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보급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혁신제품을 개발해도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과 환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인공지능이나 3D프린팅을 이용한 혁신 의료기술들이 건강보험에 등재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정부는 혁신적 의료기술에 대한 요양급여 여부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건강보험 등재 평가 과정에서 활용할 방침입니다.
기존 의료행위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진단 정보 제공하거나 고가의 의료행위를 대체할 수 있다면 신의료평가 대상으로 분류돼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가 지급됩니다.
신의료평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의사의 업무효율을 향상시키거나 판독 보조 능력이 인정되면 기존에 마련된 급여를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혁신의료 기기를 개발했어도 시장의 외면을 받아온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에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제이엘케이인스펙션 관계자(영상진단 AI 개발 기업)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기술의 효용을 입증하기만 하면 보험수가를 쉽게 적용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뇌경색 관련 제품의 경우 보건 신기술을 입증받았는데 기존 기술이 아니라 신기술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효용 자료만 만들어 이를 입증하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엑스레이와 CT에 접목된 인공지능으로 병변을 검출하는 루닛과 뷰노도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이 급여화 가능성을 조금 더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 의료 스타트업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가져 올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혁신의료기술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와 달리 급여 인정을 받기 위해선 기존과 동일한 임상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임상과정에 투입되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들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