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에 파생상품 '직격탄'…규제로 또 '고사 위기'

입력 2019-12-26 18:03
수정 2019-12-26 13:32
<앵커>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DLF 사태 등으로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는데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맞물려 파생상품 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이민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9월 말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111조2천억원으로 전 분기 116조5천억원과 비교해 4.5% 감소했습니다.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지난 2017년 90조원, 2018년 111조8천억원으로 2년 간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게 꺾인 겁니다.

3분기 중 파생결합증권 발행액과 상환액은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33%, 12%로 더 크게 줄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사태로 해외 증시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DLF 대규모 손실 사태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3분기 중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이익은 8,416억원으로 전 분기의 1조3,103억원보다 31% 급감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손실 우려를 경고하며 고위험,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 금지와 일반 투자자 요건 강화 등 고강도 규제를 내놨습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소비자 보호를 넘어 파생상품과 자본시장에 퇴보를 가져올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거래량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세계 1위에 올랐다가 2014년 14위로까지 밀려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ELW(주식워런트증권) 손실 우려가 불거지자 파생시장 건전화 조치 등 규제를 잇따라 내놓은 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탓에 해외 파생상품 거래액이 지난 10월까지 4조5천억원 수준으로 지난 2017년과 비교해 60% 가까이 증가하는 등 개인 투자자가 국내 파생상품시장에서 떠나는 상황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파생상품 관련 사태 등으로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36% 크게 줄어든 게 대표적인데, 올해 성적까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단 평가입니다.

금융당국은 규제뿐 아니라 모험자본 활성화 차원에서 사모펀드 시장 육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움츠러드는 국내 파생상품시장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우세합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