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뉴스룸' 떠난다…총선 출마설·이직설에는 '침묵'

입력 2019-12-23 21:30


손석희(63) JTBC 대표이사 사장이 6년 4개월 만에 자사 간판 뉴스 '뉴스룸' 앵커에서 하차한다. 후임은 서복현 기자다.

JTBC는 23일 "메인뉴스를 6년 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 사장이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앞서 이날 오후 사내 회의에서 "다음 달 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언론계에 입문한 손 사장은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유려한 진행 솜씨를 보여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3년 5월 13일에 종합편성채널로 발돋움한 JTBC에 입사, '뉴스룸'의 메인 앵커 겸 JTBC 보도·시사·교양 부문 사장을 역임하며 JTBC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태블릿 PC 보도'를 진두지휘하며 JTBC가 진보 성향의 대표적인 채널로 자리잡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이외에도 세월호 참사나 기타 굵직한 정치·사회 보도에서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20일 부로 JTBC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생활 측면에서는 '뺑소니' 의혹으로 큰 생채기가 났다. 한 시민단체는 손 사장이 2017년 4월 견인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고 고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에서는 손 사장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뺑소니 건보다도 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 의혹이 더 주목받았다.

손 사장은 이 사고를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를 폭행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이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밖에 뉴스타파 단독보도를 전하면서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일,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을 다룰 때 원출처를 확보한 경향신문과 유가족 동의 없이 고인의 육성 음성을 공개한 일 등으로 '취재윤리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정권이 교체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여러 논란 국면에서 보수층이 TV조선 등 다른 종편 채널로 결집하며 시청률도 예전만 못한 상황을 맞았다. 과거 평일 7~8%(닐슨코리아 유료가구)대에 이르렀던 시청률은 최근 3~4%대로 떨어져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MBC가 최근 4%대로 다시 치고 올라온 상황과도 대비된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팬덤 '아미'의 항의를 받아 손 사장이 직접 사과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JTBC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 손 사장 후임으로 '젊은 피' 서복현 기자를 내세웠다. 서 기자는 다음 달 6일부터 주중 '뉴스룸'을 진행한다.

JTBC는 "서 기자는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기자"라고 소개하면서 "주중 '뉴스룸'은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가 투톱 체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뉴스룸' 주말 앵커는 한민용 기자가 단독으로 진행하며, 주말앵커 김필규 기자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준비 근무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앵커 세대교체, 여성 단독앵커 체제 등 새해부터 완전히 새로워진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뉴스룸' 프로그램에 대한 개편도 준비해오면서 기존 뉴스와 다른 흐름과 내용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손 사장이 마지막으로 진행을 맡는 '신년 특집 대토론'에는 언론개혁과 정치개혁을 주제로 유시민, 진중권, 정준희, 전원책, 박형준 등이 참여한다.

한편, 손 사장의 앵커 하차 소식에 방송가 등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 등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다. 손 사장과 JTBC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