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정 '주목'...업황 '바닥'

입력 2019-12-23 10:55
수정 2019-12-23 10:55
<앵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무역갈등이 해소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는 반등 모멘텀을 마련했고, 특히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정유, 화학, 철강 업종에 대한 수급 개선이 두드러진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기민감주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소식이 나온 지난 13일 이후 화학 업종에는 1,180억원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같은 기간 철강 업종에도 172억원어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전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정유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이어져 S-Oil은 지난주에만 5%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3.4% 상승했습니다.

<앵커>

사실 아직 정유, 화학, 철강 업종의 업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그럼에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현재 정유, 화학, 철강 업황은 '회복'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선 내년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수요 개선 심리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정유의 경우, 정제마진이 여기서 더 나빠질 순 없을 것이라는 바닥론이 힘을 받고 있는데요.

실제 싱가포르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3분기 배럴당 6.5달러에서 4분기 2.1달러로 한 분기 만에 무려 68% 줄었습니다.

더구나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 또한 연초 대비 증가해 그만큼 정제 업체들의 수익성에 찬물을 끼얹은 셈입니다.

화학은 부진했던 제품 구매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주 폴리에틸렌(PE) 제품과 에틸렌글리콜(EG)의 스프레드는 전 주에 비해 각각 4%, 2%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철강 역시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에 투자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아질 것 같은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정유주는 내년 1분기부터 정제마진 개선과 함께 추세적인 반등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업황 자체는 좋지 않지만, 미중 갈등 해소에 따른 내년도 석유 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내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 IMO의 강화된 선박연료유 황 함량규제가 시행된다는 점에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화학과 철강 업종을 두고는 보수적인 관점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중 분쟁 완화와 중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 전망이 나오긴 하나, 내년도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이슈가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또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만한 요소가 있습니까?

<기자>

먼저 내년 주요 시클리컬 종목의 실적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고, 주가 또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POSCO 그리고 풍산 등의 12개월 선행 PBR은 모두 1배에 미치지 못 합니다.

내년 연간 실적의 경우 S-Oil은 올해에 비해 순이익이 2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