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검사실서 곱창 구워먹고 금 빼돌린 원자력의학원 의료진들…'막장'

입력 2019-12-19 23:18


한국원자력의학원 의료진이 화재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내에 전열기를 몰래 들여와 곱창을 구워 먹은 일이 내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또 치료용 소재로 구매한 금을 치과 과장이 빼돌린 정황도 드러났다.

19일 원자력의학원 감사실이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의학원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등 6명이 규정을 어기고 초음파 검사실에서 곱창을 조리해 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실은 김미숙 원자력의학원장에게 관련자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과 내부 안전보건관리 규정에 따라 의학원은 허가 없이 전열기를 쓰거나 음식을 조리해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의학원 직원은 물론이고 입원 환자도 원내에서 전열기를 쓰면 안 된다.

작년 이들이 곱창을 먹을 때 순찰자에게 적발된 바 있지만, 당시 의학원은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실의 설명이다.

감사실은 전 치과 과장이 2006년부터 작년까지 56회에 걸쳐 의학원 예산으로 순금 1천120돈(2억2천500만원 상당)을 샀는데, 이를 진료에 쓴 기록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감사실은 또 이 과장이 임플란트 재료 40~50개도 가져갔다고 보고 있다.

감사실은 "전 치과 과장은 예산 목적 외 집행 등 방법으로 순금을 빼돌려 의학원에 2억2천800만원(순금 및 임플란트 재료 구매가) 상당의 손해를 끼친 정황이 있다"면서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이 재료비를 모두 회수할 것을 김 원장에게 요구했다.

앞서 8월에는 원자력의학원 직원들이 불법 시술, 금품 수수 등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내부 감사에서 드러나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을 이용한 연구개발과 암 진료 등을 위해 1963년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연간 500억∼60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