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고척 재개발의 비화

입력 2019-12-19 18:24
수정 2019-12-19 17:08


<앵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이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른바 '승자 독식 구조'인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문성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에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선정됐습니다.

1,964억 원 규모로 지하4층~지상25층, 10개동, 983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지분은 주관사인 대우건설이 55%, 현대엔지니어링이 45% 씩 각각 나눠갖는 구조입니다.

두 회사는 몇달 전만 하더라도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특히 지난 6월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 후 무효표 인정 여부를 두고 조합을 대상으로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 자체가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조합이 중재에 나서면서 경쟁관계였던 두 회사가 손을 맞잡게 된 겁니다.

조합 입장에서는 두 회사를 제외하고 재입찰을 하게되면 사업 진행이 더져질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소송까지 맞물려 있어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려할 것이라는 우려도 한몫 했습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다른 건설사에게 사업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공동으로 수주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내 재개발 사업 관련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주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처럼 출혈 경쟁하면 결국 승자 없는 싸움이 된다"며 "화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역시 "소송전을 이어갈 경우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양사가 화합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조합은 내년(2020년) 말 관리처분인가, 2022년 착공,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