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청약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역대급 시세 상승… '엘세권' 일대 집값 상승세 가파라
시장 과열에 자취 감춘 매물들… 주택, 수익형부동산, 분양, 경매 "전국서 다 쓸어갔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를 위시한 부산 동부권역 부동산 시세가 전에 없는 속도와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엘시티와 주변 고가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이 하룻밤 사이 더 올랐다 더라" "해운대구 공인중개사들이 2주 동안 집에도 못 가고 일을 했다 더라" "신축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고, 악성 미분양까지 탈탈 털렸다 더라" 등등 잇단 제보들에 지역 내 수요자들은 물론 소위 '막차'를 타려는 전국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서울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말 그대로 쓰나미급 '광풍'이 불어 닥친 모습이다.
부산 부동산시장의 열기는 각종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전국아파트가격동향조사 관련 보도자료에서 "11월 2주(11월 11일 기준) 부산시내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0%의 상승폭을 보이며 2017년 9월 1주 이후 2년 2개월여만에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진 해운대구의 경우 11월 2주차 0.42%를 시작으로 3주차 0.71%, 4주차 0.69%, 12월 1주차 0.30%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가 자료에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기점으로 해운대 '엘시티 더샵' 전용면적 186㎡ 가구의 분양권에 수억원 대의 웃돈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만 하더라도 수천만 원 수준이었던 프리미엄이 규제가 풀린 지 일주일도 안돼 수억 원대로 폭등한 셈이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고삐가 풀리자마자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린 것"이라며 "하지만 그마저도 원정 투자에 나선 전국구 투자자들이 싹쓸이를 해가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멘붕'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엘시티 주변 고가 아파트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분양권에는 3억 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수영구와 동래구 역시 신축과 구축 할 것 없이 거래량과 거래가 모두 정점을 향해 가는 중이다. 수영구는 재건축을 앞둔 '삼익비치타운' 전용면적 41.52㎡ 가구의 매매가가 평당 3천만 원을 넘어서고, 1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센텀 KCC 스위첸'이 평균 67.76대 1로 올해 부산시내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는 등 놀라운 기록을 쏟아냈다.
분양시장 못지않게 경매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시내 경매 낙찰률은 주거시설이 38.1%, 업무상업시설이 25.0%로, 직전월 수치는 물론 동기간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달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업무상업시설 경매 낙찰률이 25.0%까지 치솟으면서 전방위로 번져가는 부동산 투자 열기를 실감케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투자와 투기를 오가는 이러한 과열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세 상승의 여파로 초기 투자금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묻지마'식 투자로는 높은 수익을 거두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답은 역시 '입지'와 '상품성'이다. 실패할 수 없는 입지, 여타 상품 대비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한 전문가는 "해변가 단지들은 몸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라며 "해운대역과 해운대 해수욕장이 모두 가까워 주거선호도 및 미래가치가 탁월하면서도 아직 가격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구남로' 일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로 해운대구 투자자본의 99%는 구남로에 몰려 있다. 보행자 중심의 젊음의 거리이자 특급상권으로서 우동, 중동, 송정동, 재송동, 센텀시티, 마린시티, 해운대 신시가지 등 구내 리딩생활권을 모두 근거리로 누리는 금싸라기 땅이기 때문"이라며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높은 개발잠재력도 거듭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구남로 일대는 사계절 체류형 해양복합관광시설로 추진되고 있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해운대 우동 및 중동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개발사업에 따른 도시주거환경개선 등 미래가치를 보장하는 여러 호재들의 최대 수혜지"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가치를 보증하는 교통 인프라도 풍성하다. 구남로 반경에는 신해운대역, 해운대시외버스터미널, 동해고속도로, 동해남부선, 그린레일웨이, 산성터널 등 다량의 대중교통망과 도로교통망이 조성돼 있다. 2023년경 김해신공항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김해공항도 30분대로 가까워진다.
이처럼 교통, 쇼핑, 생활, 관광, 비즈니스 등 무엇 하나 아쉽지 않은 알짜 입지여건을 갖춘 만큼, 구남로 일대에는 파라다이스호텔 등 고가 및 중저가 호텔과 레지던스 등 여러 형태의 숙박시설들이 즐비하다. 전문가들이 구남로+생활형 숙박시설을 투자의 '꿀 조합'으로 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거주와 장단기 숙박업이 모두 가능한 생활형 숙박시설이야말로 연중 끊이지 않는 해운대 일대 국내외 관광수요를 바탕으로 고효율, 고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종부세 등 세금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