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벚꽃 스캔들' 여파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지지통신이 지난 6∼9일 18세 이상 남녀 2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면접 설문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0.6%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7.9% 포인트 하락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5.9% 포인트 상승한 35.3%였다.
이는 작년 3월(9.4% 포인트 하락)에 이어 21개월 만에 지지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또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일본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 JNN의 조사에서 5.2% 포인트 하락했고 NHK의 조사에서는 2% 포인트 떨어졌다.
약 68.6%에 달하는 유권자들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으로 긴장감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의 '벚꽃 스캔들'이 지지율 하락의 큰 몫을 차지했다는 풀이도 나온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난 14일 아베 총리가 지난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벚꽃을 보는 모임에 지방 의회 의원을 참가시키는 등 당 총재 선거에도 행사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를 5개월 앞둔 작년 4월에 자민당은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도쿄에서 연수행사를 열었으며 희망자들이 그 다음 날 벚꽃을 보는 모임에 출석하게 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 나왔다.
마이니치는 작년 4월 20일 도쿄의 호텔에서 열린 연수 행사에는 지방 의원 약 800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오사카부 의회 의원의 경우 24명 전원이 벚꽃을 보는 모임 초대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출석 의원들은 당시 행사에서 당 총재 선거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연수 행사를 총재 선거를 위해 기반을 다지는 데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작년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최장기 총리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