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20 '코앞'...국내 정유사 새 돌파구 모색

입력 2019-12-13 17:46


<앵커>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연료 환경규제인 ‘IMO 2020’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황 성분이 높은 연료의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침체기를 겪는 국내 정유사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송민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전 세계 174개 나라를 회원사로 둔 국제해사기구, IMO는 내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현재 3.5%에서 0.5% 이하로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침체기를 겪는 국내 정유업계는 앞으로 황 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유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선점을 통한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옵니다.

먼저, SK에너지는 지난 2017년 건설에 들어간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약 1조 원을 투자한 이 시설이 다음 달 완공되면 내년 3월부터 매일 4만 배럴에 달하는 저유황유의 생산이 가능한데, 이를 통해 회사는 연간 최대 3천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부터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을 가동하면서 고유황 연료유를 대부분 재처리해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12% 수준이던 벙커C유와 같은 고유황 중질유의 비중을 4% 이하로 줄이는 한편, 남는 고유황유를 저유황 선박유로 전환하는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자체브랜드의 저유황 선박 연료를 출시하고, 국내 처음으로 저유황유 설비시설 특허를 출원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는 현재, ‘현대스타’라는 초저유황 선박 연료를 하루 최대 5만 배럴까지 생산·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철현 /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장, 상무

“아스팔텐이라는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물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요. 현재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해외 특허를 출원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습니다.”

GS칼텍스도 여수공장에서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 설비를 갖추면서, 국내 최대 규모인 27만 4,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에너지 정보 업체는 일본과 중국의 경쟁사들이 우리 기업보다 저유황유 시설 개선에 뒤처진 것으로 분석하면서, 침체국면을 맞은 국내 정유 업계 간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