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투입해 복지국가"...靑, 증세 카드 꺼내 들었다

입력 2019-12-13 09:13
수정 2019-12-13 09:22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조세부담률 4∼5%포인트 높일 것"
법인세·부가가치세 인상하면 경제 버텨낼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재정지출을 늘려 포용적 복지국가를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증세 등 공공사회 지출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두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증세를 통해 공공사회 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책기획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공동으로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2045'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비전은 ▲ 안정되고 품격 있는 삶 ▲ 성장동력 확보 ▲ 협치와 분권의 민주주의 ▲ 지속가능한 환경 등 총 4대 전략과 각 전략에 해당하는 22대 과제로 구성됐다.

'안정되고 품격 있는 삶' 분야의 발제에 나선 이태수 정책기획위 미래정책연구단장은 사전에 배포된 자료집에서 선진국 수준의 공공사회 지출로 포용적 복지국가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단장은 현재 사회지출비는 사회적 필요에 대비해 낮은 수준이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공적 사회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5년 6.2%에서 2018년 11.1%로 약 5%포인트 늘어났지만, 아직 OECD 평균(18.2%)에 미치지 못하는 미약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어 2045년에는 OECD 평균 이상의 복지국가 지출 수준을 확보하겠다며 일반재정의 사회지출을 늘리고 사회보험 재정을 안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구상은 '중부담·중복지'를 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이에 필요한 틀을 갖춰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단장은 특히 포용국가 조세체제 정립에 기반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세제도의 공정성 강화 및 법인세 세율 상향·단순화, 부가가치세 강화 등으로 조세부담률을 4∼5%포인트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향후 5년 안팎의 기간에 공공사회 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누진적 보편 증세와 관련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정부가 복지 확대를 위한 확장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결국 '세금 폭탄'을 안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가 지난해 12월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편적 복지’를 위한 ‘보편적 증세’에 반대한 응답이 35.0%로 찬성(32.4%)을 앞섰다.

또 확장재정 기조를 지속하는 현 정부가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모두 올리면 대외적 경제 여건에 따라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까지 위축시켜 경제 전체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랐고, 부가가치세는 40년째 10% 단일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