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DLF 대책을 발표한 이후 은행들은 줄곧 "신탁 상품은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을 믿고 건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권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한달 만에 DLF 대책 일부를 바꿨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은행의 신탁판매 금지'를 발표하자 은행들은 "40조원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금융위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 신탁 판매를 허용해주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은성수 금융위원장
"은행들이 건의를 해서 합리적이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자율적으로 잘 하신다고 그래서 믿고 건의를 수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구체적으로, 기초 자산을 5개 대표지수로 한정해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배수가 1이하인 ELS를 담은 신탁(ELT)에 한해서만 은행 판매를 허용합니다.
정부 발표로 은행들은 한숨 돌렸습니다. 고위험 사모펀드는 못 팔더라도 신탁 상품은 팔 수 있게 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은행들은 해당 신탁 역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장치를 철저히 준수해 판매해야 합니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에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했습니다.
파생상품 가운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최대 2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금융상품으로 정해 주식과 채권 등 실물투자 상품과 주식형 펀드와 ETF 등도 고난도 금융상품에서 제외했습니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신탁 등 고위험상품 판매 실태 관련 내년에 금감원에서 테마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은성수 금융위원장
"최근 발생한 DLF 사태로 인해 은행권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었으나, 오히려 이를 변화와 도약을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신탁판매 허용은 DLF 사태를 통해 은행들의 과도한 수익추구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일종의 면죄부'를 준 셈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