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불사' 박항서 리더십, 베트남 전역이 열광

입력 2019-12-11 11:17


베트남 우승을 위해 퇴장을 불사하고 심판에게 항의를 표출한 박항서 감독에게 현지 언론과 축구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은 10일 동남아시아(SEA) 게임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대회 6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과 거리에 나온 축구팬들은 '박항세호'를 연호했고, 단체 응원 현장 곳곳에서는 태극기가 나부꼈다.



베트남 국기를 들고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탄 채 시내를 질주하며 경적을 울리는 거대한 '승리의 질주'가 대도시 주요 도로에서 이뤄졌고, 행인들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베트남 전역이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 번의 '박항서 매직'으로 우승컵을 안긴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경기 막바지 인도네시아의 거친 플레이에 화가 난 박항서 감독이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고 쫓겨나자 안 그래도 푸근한 이미지의 박 감독을 향한 사랑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베트남 현지 언론 'Zing'은 이날 박 감독의 퇴장과 관련 "마치 새끼를 보호하는 닭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박항서 감독은 심판과 언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그는 많은 베트남 팬들을 축구에 열광하게 만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항서 감독은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베트남 직장인 선(35) 씨는 "박항서 감독님을 사랑한다"면서 "베트남과 오랫동안 함께하며 베트남 축구의 역량을 키워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