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세계경영 멈추다…김우중 전 회장 별세

입력 2019-12-10 17:44
수정 2019-12-10 17:53
<앵커>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며 그룹을 한 때 재계 2위 반열에 올려놓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향년 83세로 별세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진출과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고인의 삶을 짚어봤습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故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로 많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주려고 합니다”

세계무대와 젊은이들의 도전을 언제나 입에 올렸던 1세대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향년 83세. 2017년 공식석상에 마지막 모습을 나타냈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급격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967년 31살의 나이로 대우실업을 창업한 뒤 해체직전까지 자산 76조원, 41개 계열사, 400개에 육박하는 해외법인 등 그룹을 재계 2위 반열에 올려놓으며 신화 그 자체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성공도 잠시, 외환위기 이후 김 전 회장의 삶과 그룹의 명운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과도한 차입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대우그룹은 부도를 피하지 못하며 공중분해됐습니다.

41조원대 분식회계가 드러나며 김우중 전 회장 자신은 세계 진출이 아닌 도피를 위해 나라 밖을 떠돌아야만 했습니다.

그룹 해체 후 흩어진 계열사들이 ‘대우’ 정체성을 하나 둘 지워갔지만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미래에셋대우 등 산업 각 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하며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을 기억하는 재계 인사들은 “굴곡진 삶이었지만 글로벌 경영의 출발점이자 최근까지도 청년 해외진출 지원에 나섰던 진정한 기업인이었다"며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습니다.

[故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저는 평생동안 항상 앞만 보고 성취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것이 국가와 미래세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앞만 보고 달렸왔다던 김 전 회장의 전진은 이제 멈춰 서게 됐습니다.

최악의 분식회계 과오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지만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이 절실한 요즘, 그가 던진 ‘열정’과 ‘세계경영’이라는 화두는 경제전반에 또 다른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