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찰 "생존자 없을 듯"…실종자 전원 사망 추정

입력 2019-12-09 22:43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있는 화이트섬에서 9일 오후 (현지시간) 화산이 분출하면서 최소 5명이 숨졌고, 섬에서 탈출하지 못한 실종자 대부분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11분께 시작된 화산 분출로 최소 5명이 사망했으며, 섬에 남아있는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론 브리핑과 성명에서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어떤 지점에서도 생명의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산 분출 당시 섬에는 뉴질랜드인과 외국인 등 50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있었고, 뉴질랜드 응급구조대 세인트존 등 관계 당국은 헬리콥터 7대를 동원해 사망자 5명 등 총 23명을 섬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가까스로 구조된 이들도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사망자와 실종자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 북섬 타우랑가에 정박 중인 크루즈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에 타고 있던 승객 일부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크루즈를 소유한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관계자는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 (화이트)섬에 우리의 손님 다수가 있었다는 것만 확인해줄 수 있다"며 "현재 공유할만한 세부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화이트섬 화산 분출로 호주도 영향을 받았다며 정부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언론들은 화이트섬에 호주인 24명이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화산재를 머금은 연기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존 팀스 경찰청 부청장은 "현 단계에서 경찰이나 긴급구조대가 섬으로 올라가는 게 상당히 위험하다"며 "섬은 지금 화산재와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물체들로 뒤덮여 있다"고 말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이트섬에 화산 분출 당시 100여명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얼마 뒤 경찰은 50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섬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정정했다.

아던 총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외교부에 대책반을 구성해 외국에서 오는 문의 등에 응하고 있다며 "경찰의 구조 작전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방송의 1 뉴스는 뉴질랜드 지질 활동 관측기구 지오넷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화산이 분출하기 직전에 분화구 근처를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화이트섬에는 검은 연기와 증기를 내뿜으며 화산이 분출한 직후 0에서 5까지 6개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4등급의 화산 경보가 발령됐으나 그 후 분출 활동이 주춤해지면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북섬 동부 베이오브플렌티 지역에 있는 화이트섬은 북섬 해안선에서 48km 정도 떨어진 화산섬으로 화산 분화구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