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34세 여성 총리' 탄생…"전세계 최연소 행정수반"

입력 2019-12-09 17:07


핀란드에서 34세의 최연소 현역 총리가 탄생할 예정이다.

8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이날 투표를 거쳐 산나 마린(34) 교통부장관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투표에서 마린은 안티 린트만(37) 사민당 원내 대표와 32 대 29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마린은 전체 핀란드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 총리직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사민당은 올해 4월 총선에서 16년 만에 제1당 자리를 되찾아 다른 4개 중도∼좌파 정당을 참여시켜 중도좌파 연정을 구성했다.

마린이 총리직에 오르게 되면 핀란드 최연소 총리가 된다.

핀란드 일간지 헬싱긴 사노맛 등 현지 언론은 마린이 핀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신은 마린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기록을 깨고 전 세계 최연소 '정부수반'이 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37세에 총리가 됐다.

정부 수반이 아닌 '총리' 전체로 범위를 넓혀 비교해도 마린이 우크라이나의 알렉세이 곤차룩(35) 총리보다 젊다.

핀란드에서 여성총리 지명은 마린이 세 번째다.

마린이 이날 사민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중도좌파 연정을 구성하는 5개 정당 대표가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 '여인천하'가 됐다.

리 안데르손 좌파동맹 대표(32), 마리아 오히살로 녹색연맹 대표(34), 카트리 쿨무니 중도당 대표(32), 안나마야 헨릭손 스웨덴인민당(55) 대표는 모두 여성이다.

당대표 4명이 30대 여성이고, 나머지 1명도 50대 여성으로 대중주의 정당이 집권한 나라에 견줘 정치 지도자들이 훨씬 젊은 편이다.

마린 대표 자신도 이날 나이와 관련한 질문은 피한 채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내 나이와 젠더(gender·성)에 대해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와 우리가 유권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들을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마린 대표는 "우리는 연정의 결속을 다지는 공동 정부정책을 갖고 있다"며, 젊고 개혁적인 연정의 면모대로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비롯한 진보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에서 부대표를 맡은 마린은 2015년부터 의원으로 일했으며 이후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으로 재직해 왔다.

27세 때 탐페레 시의회를 이끌면서부터 핀란드 정치계에서 급부상했다.

한편 핀란드는 연말까지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다.

핀란드 의회에선 오는 10일 새 총리의 공식 취임 선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린은 오는 12~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취임한 린네 총리는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파트너 정당이 그에 대한 신뢰 부족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지난 3일 사임했다.

핀란드 최연소 총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