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바나나' 먹어치운 행위예술가 "배가 고파서"

입력 2019-12-09 15:45
수정 2019-12-09 15:51


국제적인 미술장터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12만달러(약 1억4천만원)에 팔린 '바나나' 예술 작품을 한 행위예술가가 먹어치웠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행위예술가인 데이비드 다투나는 이탈리아 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배가 고프다"며 먹어 없앴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의 해외 갤러리인 페로탕에 전시 중이던 '코미디언'은 바나나 한 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은 것으로, 지난주 12만달러(약 1억4천만원)에 팔렸다.



페로탕을 창립한 갤러리스트 에마뉘엘 페로탕은 미 CNN방송에 이 작품에 대해 "세계무역을 상징하고, 이중적인 의미(double entendre)를 가지며, 고전적인 유머 장치"라고 평한 바 있다.

실제 바나나를 사용한 '코미디언'은 다른 작품처럼 오래 유지될 수 없다. 바나나가 계속 익어가 언젠가는 썩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매자들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작품에 딸려 오는 정품 인증서를 사게 된다.

페로탕 소속 디렉터인 루치엔 테라스는 현지 매체에 "다투나가 작품을 파괴한 게 아니다"라며 "바나나는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페로탕 측은 다투나가 바나나를 먹은 지 몇 분 만에 작품이 걸려있던 벽에 새 바나나를 붙여놓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행위예술가 데이비드 다투나는 7일(현지시간) "배가 고프다"며 관중 앞에서 '코미디언'에 사용된 바나나를 먹었다.

카텔란은 '코미디언' 외에도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을 다수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9월 그는 영국 블레넘 궁에서 '승리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어 18K 황금으로 만들어진 변기 '아메리카'를 공개했다.

약 480만 파운드(약 75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전시 이틀째 날에 도난당해 현재까지 찾지 못한 상태다.

앞서 1999년에는 이탈리아 출신 갤러리스트 마시모 데 카를로를 덕트 테이프로 자신의 갤러리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

1억 바나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