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초유의 사태'...작년 공인줄 모르고 경기하다 중단

입력 2019-12-07 07:50


남자 프로배구에서 사용하던 공이 지난 시즌 경기구인 것으로 경기 중 확인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프로배구연맹은 6일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3라운드 남자부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의 경기 중 대한항공의 이의제기를 받고 사용 중인 공이 2018-2019 시즌 경기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 팀은 사용 중이던 지난 시즌 경기구로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유광우는 2세트 5-7로 2점 뒤진 상황에서 사용하던 공이 이상하다고 어필했다.

유광우는 "공 색깔이 다른 공들과 다르다"고 항의했고, 이에 박기원 감독이 정의탁 경기감독관에게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박 감독은 "경기구가 아닌 공을 사용할 수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고, 이에 정의탁 감독관은 다른 장소에서 해당 공을 다른 공들과 비교하기로 한 뒤 경기 재개를 지시했다.

연맹은 공을 직접 비교한 결과, 시합구가 지난 시즌 경기구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다.

연맹 문용관 경기운영실장은 경기 중 취재진과 따로 만나 "경기구 전달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대한항공의 이의 제기를 받고 확인한 결과 경기 중 사용하던 공이 작년 공이었다"며 사과했다.

문 실장은 "연맹 차원에서 착오 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프로배구는 경기구 생산업체가 매경기를 앞두고 경기구를 박스째로 홈팀에 전달한다.

해당 공은 공기압 체크 등 확인 작업을 거쳐 경기 감독관의 사인을 받고 경기에 사용한다.

생산업체는 착오로 지난 시즌 사용하던 공을 홈팀에 보냈는데, 경기에 사용할 때까지 누구도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문용관 실장은 대한항공이 항의한 '다른 색상의 공'에 관해선 "경기마다 예비용 공을 한 개씩 사용하는데, 해당 공은 올 시즌 경기구였다"고 밝혔다.

연맹을 해당 사실을 양 팀에 알렸고, 양 팀은 그대로 작년 경기구로 경기를 치르기로 합의한 뒤 경기를 진행했다.

연맹은 올 시즌 반발력이 큰 경기구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