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고에도 연임 강행

입력 2019-12-06 17:45
수정 2019-12-06 19:32
<앵커>

정치권과 금융관료 그리고 금융권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챙겨주는 관행이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 온 탓일까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인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한금융이 최근 차기 회장후보로 조용병 회장 등 5명으로 압축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조 회장의 연임이 확실하고, 나머지 후보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문제는 조 회장이 채용비리 재판중인데다 비은행권 강화 성과를 연임 근거로 내세웠지만 그 이면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점입니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신한생명과 합병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갖가지 잡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이유로 손태승 현 회장의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빚은 우리은행 DLF의 최종 책임자였던 점은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기업은행은 9년 내부출신 은행장이 맡아 왔지만 최근 은행장 하마평에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오르내립니다.

연임을 노리는 지주 회장을 두고 채용비리와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따놓은 당상'이란 말이 무성합니다.

<인터뷰> 허권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금융위 유재수 전 국장이 무슨짓을 저질렀는지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서 금융위를 범죄집단으로 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그들만의 사익 추구를 위한 장난을 친다면...”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청와대와 여당 핵심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해 민간 금융사 인사를 이른바 A, B, C로 등급을 매겨 주물렀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의 '법률 리스크' 경고에도 금융권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석헌 / 금융감독원장 (12월 5일 금융투자사 CEO간담회 직후)

“신한금융 그룹의 의사결정권한을 건드리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제시하고 선택은 그쪽 사람들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금융당국이 DLF 사태로 고난도 파생상품을 팔지 말라고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대 입장을 내놓는 촌극도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은성수 / 금융위원장 (11월 26일 동산금융혁신간담회)

“엊그제까지 잘못했다고 빌었던 사람들이 맞나 싶기도 하고, 그 사람들이 은행사람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대한민국 금융권 인사 현 주소를 두고 정치권 마저 한숨을 쉬는 등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성원 / 자유한국당 의원 (10월 4일 금융위 국정감사)

“이래서야 금융위원장의 영이 서가지고, 금융시장 안정시키고 금융시장을 당국이 끌어 갈 수 있겠습니까.”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