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를 찾은 최태원 SK 회장은 "급격한 기술 발전, 지정학적 불안정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대에서 한·일 지식인과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도쿄 포럼 2019'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쿄 포럼은 최 회장과 SK가 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 포럼이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은 '미래의 설계(Shaping the Future)'를 주제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간 이어진다.
한국과 일본의 학자, 경제단체 대표, 대기업 CEO, 정책입안자 등과 미국, 중국 등의 글로벌 리더 등 150여 명이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한다.
최태원 회장은 SK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은 개막 연설에서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무기화되고,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잡하고 초국가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가 책임감과 비전을 갖고 국제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강력한 아시아 리더십이 나오려면 진정한 공동체가 돼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무역과 투자협력 강화, 정책 입안자들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또 "글로벌 현안에 대응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며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과 DBL(더블바텀라인) 경영을 소개해 SK그룹이 2018년 280억 달러의 세전 이익을 내면서 146억 달러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또 바스프, 글로벌 4대 컨설팅 법인,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 비영리법인 VBA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도쿄대의 고노카미 마코토 총장은 "디지털 혁명은 포용적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지만 정보격차 등 부정적 영향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쿄대와 최종현학술원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보격차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쿄포럼은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포럼에 참석한 도쿄대 관계자와 최종현학술원이 의견을 나눈 것을 시작으로 2년 간의 준비를 거쳐 열렸다.
이날 한일 양국 학자와 경제인, 헬렌 클락 뉴질랜드 전 총리,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동북아 국제 정세와 비즈니스 이슈 등을 공유하는 세션이 이어졌다.
특히, '한·일 경제교류의 미래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비즈니스 특별세션은 양국 주요 경제인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는 최태원 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한일 경제 산업 협력 현황, 한일 경제협력 유망 분야 전망, 한일 협력을 위한 기업 및 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70여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앞서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래 세상의 비전과 기업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포럼 둘째 날인 7일에는 지속 가능 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초지역적 연대, 반 세계화 시대 공동의 안정 모색, 도시의 미래, 디지털 혁명 등을 주제로 한 세션 6개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어떻게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한 린이푸 前 세계은행 부총재의 특별연설 등이 마련됐다.
SK 관계자는 "한·일을 포함한 아시아 민간 영역의 각계 리더들이 도쿄 포럼을 통해 공동 현안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공유하는 장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SK가 후원하는 베이징 포럼 등과 함께 도쿄 포럼이 아시아의 대표적 집단지성 네트워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