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발언을내놓은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3일(이하 미 동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23포인트(1.01%) 하락한 27,502.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7포인트(0.66%) 내린 3,093.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7.34포인트(0.55%) 떨어진 8,520.6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발 무역정책 불안에 바짝 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기자회견에서 "어떤 면에서는 중국과 합의를 위해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합의에 데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데드라인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또 무역 불확실성에 따른 이 날의 주가지수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미국에 좋은 것이 아니라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도 다시 확인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시간적인 압박도 받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나타나는 등 관세를 연기할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15일로 예정된 중국산 제품 관세는 예정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때까지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폭스 비즈니스도 현재로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적용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도 부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이 무역합의에서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오랫동안 대비를 해 온 만큼 이런 위협이 중국의 스탠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 발언을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일에는 중국 당국이 이른바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양국의 강경 발언이 단순히 협상 전략인지, 아니면 실제 협상이 결렬될 정도로 악화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무역합의 무산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는 한층 커졌다.
중국 외 다른 지역과의 무역 갈등도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해 철강 및 알루미늄 고율 관세 재부과 방침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미 정부는 또 프랑스에 대해서도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무역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장관은 "미국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 유럽의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 어제 유럽연합(EU)과 접촉했다"고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서는 디지털세와관련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다소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
무역전쟁 우려로 다우지수가 이날 장중 한때 45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이 크게 불안했지만, 주요 지수는 장 후반에는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55% 하락했고, 기술주도 0.8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