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세계유산 등재될까…이탈리아 정부 추진 중

입력 2019-12-03 23:16


이탈리아 정부가 커피의 대명사 '에스프레소'(espresso)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농업부는 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에스프레소 제조법을 인류무형문화유산 후보로 승인해줄 것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에스프레소는 누구보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탈리아인들의 삶의 벗이자 문화적 자부심으로 통한다.

이탈리아에선 어느 곳을 가나 '데미타세'라는 이름의 작은 잔으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1유로(약 1천300원) 안팎의 부담 없는 가격도 인기 요인이다.

에스프레소는 9기압 정도의 높은 압력과 90℃ 안팎의 고온에서 20∼30초 사이에 순식간에 뽑아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라는 이름도 '빠르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됐다. 여기서 파생된 단어가 영어의 '익스프레스'(express)다.



이탈리아는 1900년대 초 에스프레소 기계를 세계 최초로 발명해 전 세계로 보급했고, 자연스럽게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도 세계 구석구석에 자리 잡았다.

이탈리아에서 발명한 전통적 제조법이 전 세계적으로 100년 넘게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는 것도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인의 문화적 자랑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탈리아 정부도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해 에스프레소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의회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신청이 이뤄지면 내년께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의 이색적인 유형문화유산 사례로는 벨기에의 맥주 제조법, 이집트 전통 인형극, 자메이카 레게음악 등이 있다. 2014년에는 터키식 커피가 무형문화유산 리스트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2년 전 자국의 대표 음식인 나폴리 피자 조리법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피자 장인인 '피자욜로'(pizzaiolo)가 장작만을 사용하는 전용 화덕에서 구워내는 나폴리 피자 조리 방식이 오랜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인류의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