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 바닥 찍었지만 반등 속도 느릴 것" <S&P>

입력 2019-12-03 13:56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하겠으나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저성장과 저금리: 새로운 환경의 시작인가?'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국은 올해 경기가 바닥을 쳤고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는 급격하지 않고 점진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치 수석은 이날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9%, 내년 2.1%로 제시했다. 앞서 S&P는 10월 초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분기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8%, 내년 2.1%로 제시한 바 있다.

로치 수석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적 완화,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인 무역 합의 가능성, 전자 업종의 재고 사이클 반등세 등에 힘입어 한국 경기는 내년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 투자가 위축되고 물가 상승률도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은 앞으로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1% 미만까지 낮출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내 핵심 리스크는 디플레이션으로, 임금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가구 부채 상환능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로치 수석은 또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7%로 예상하며 이는 기존 전망치를 다소 하향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재정 긴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기적으로 위험도 관리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몇몇 지역이나 업종에는 침체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S&P와 함께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한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0%, 내년 2.2%로 제시하면서 "내년에는 건설투자와 민간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또 내년 40개 산업별 산업위험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체 중 17개가 불리한 산업환경, 나머지 23개는 중립적 환경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7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33개였다. 내년 국내 40개 산업중 실적이 개선될 업종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