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서비스·소프트웨어 진화 →IT부품 발전…아이폰 제조기지 대만증시 랠리가 반증" [김학주의 마켓 투자 키워드]

입력 2019-11-29 08:59
<<김학주의 마켓 투자 키워드>>

1. 대만 증시가 지난 10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대만은 애플 아이폰 부품 공급기지 아닙니까?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l 요즘은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보다 유튜브 콘텐츠가 더 인기. 개개인이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제작하려면 카메라를 비롯한 스마트폰의 기능이 고도화되어야 함. 즉 좀 더 나은 콘텐츠를 위해 hardware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함.

- 한편 5G 초고속 통신 덕분에 사물인터넷 보급이 본격화될텐데 그러려면 기계가 뇌를 가져야 함. 먼저 기억의 기능을 위해 Nand flash memory, 그리고 기계에 기억된 정보의 처리가 빨라져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D-ram의 수요가 증가.

l 그리고 기계가 스스로 얻은 정보를 (인공지능을 통해) 처리한 후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display도 필요.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2000년대말부터 출시되는 자동차에 전화 기능이 부여. 즉 자동차가 주행 중에 자신의 상태나 주행 환경을 중앙서버에 보내거나 운전자에게 표시할 수 있게 됨. 앞으로 자동차가 digitalize될수록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display가 필요

- 또한 지난 번에 질병의 예방을 위해 원격진료가 필요하고, 여기에도 sensor와 display (특히 OLED)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음.

- 결국 콘텐츠나 서비스, 그리고 software의 진화를 위해서 hardware가 먼저 발전되어야 함. 새로운 수요가 생길 때 소재나 장비 등 backward industry가 협상력. 이 과정에서 신경제의 소재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와 OLED, 그리고 카메라 등 센서를 비롯한 IT부품 수요의 증가세는 이제 시작.

2. 한국정부도 국채 발행량을 올해 120조원에서 내년에는 150조원으로 늘려 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권공급이 늘어나 채권가격이 하락하면 증시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l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면 저금리에 이미 길들여진 소비자나 한계기업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므로 증시도 타격을 입을 것. 그러나 시장에서는 채권 공급 이상으로 채권 매수세가 대기할 것으로 기대하며 안도하는 모습

- 채권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사실. 은퇴인구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의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가 균형재정을 위해 채권공급을 제한 (=누적 매수 대기 수요). 특히 한국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은 2022년 IFRS 17이 적용되면 자산과 부채의 duration을 matching시켜야 하는 과정에서 장기채권을 더 사야 함.

l 문제는 금리가 민망할 정도로 낮다는 것. 그 동안 미국, 유럽 중앙은행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재개를 기다려 온 투자자들도 최근 재개됨과 동시에 차익실현.

- 하지만 정부가 수급에 의한 금리 상승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 만일 민간에서 채권을 안 산다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라도 살 것. 즉 정부가 투자를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만큼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해 채권을 사 들일 것. 전문용어로 sterilize.

l 결국 화폐공급량이 늘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그 만큼 실물자산의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음. 이런 상황에서는 가치가 안정적인 투자대상을 찾아야 함. (안정적인 수요나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차별성) 대표적인 경우로 (컴캐스트, 디즈니 등) 미국의 콘텐츠 업체들이나 (록히드마틴 같은) 국방주를 소개해 드렸던 적이 있음.

3.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대출채권 담보부 증권(CLO)에 관심을 갖는데요. 특히 일본인들이 큰 손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CLO 매수가 주춤했다고 하는데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l CLO와 비슷한 형태로 부채담보부 증권(CDO)가 있고 투자자들은 리만사태 당시 경험했던 CDO의 도산에 두려움. 이 둘은 원리금을 신용등급이 다른 여러 tranche로 나누어 투자자에 알맞게 risk taking 하게 하고, leverage도 걸 수 있도록 한 구조화 상품인 것은 비슷하지만 CLO는 투자의 목적물이 주로 기업대출채권인 반면 CDO는 부동산 모기지 대출위주.

l CLO는 CDO보다 안전. 왜냐하면 첫째, 세계적으로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들이 이미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출을 해 준 기업에 대한 분석이 쉬움. 둘째, CLO는 CDO보다 철저히 규제. 특히 leverage한도도 6배를 초과하지 못함.

- 이로 인해 AAA나 AA의 신용등급을 가진 CLO가 부도난 적은 거의 없음. 그래서 낮은 수익률을 참지 못한 일본인들이 신용등급이 높은 tranche의 CLO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세계 CLO 시장의 15%를 일본인들이 차지.

l 물론 신용등급이 높은 CLO조차 리만사태와 같은 crisis가 오면 부도날 수 있음. 따라서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할 필요는 있음. 그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VIX (= S&P500 기업들의 1개월 만기 옵션에 내재되어 있는 변동성을 지수화한 것). 만일 crisis의 조짐이 보이면 VIX가 급등하므로 약간의 투자만으로도 보유자산의 가격 하락 위험을 효과적으로 hedge가능. 특히 현재 VIX 가격이 12달러 수준인데 11달러 근방으로 내려오면 하방 경직성이 생기므로 (hedge 목적이 아니더라도) 단순 매수 가능.

4. 네이버의 일본 메시지 앱인 라인이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 재팬에 통합되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l 우선 일본 내 전자상거래를 신속하게 확대 가능. 온라인 쇼핑시 소비자들이 사고 싶은 물건을 일단 검색해 본 후 쇼핑 사이트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5천만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는 검색 포털인 야후 재팬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음. 이는 한국에서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후 크게 성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고, 아마존도 마찬가지 이유로 경쟁력.

- 또한 라인이 소프트 뱅크의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는 것도 긍정적. 라인은 신사업 초기 적자로 시달려왔음. 현금흐름도 좋지 못해서 사업확장에 제한. 그러나 Vision 펀드의 손정의씨의 특징은 자신이 선택한 기업을 막대한 초기투자를 통해 1등기업으로 만들어 주는 것. (이름을 불러 꽃을 만들어 주는 스타일).

- 한편 Vision 펀드 안에는 인공지능 기술 관련 기업들이 많아 라인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에 쉽게 접근 가능.

l 현재 라인의 시가총액이 13조원, 야후 재팬을 갖고 있는 Z holdings의 시가총액이 19조원으로 이를 합하면 32조원 정도. 이는 (다음을 인수한) 카카오 시가총액의 2배.

?그런데 일본의 GDP가 한국의 3.2배이고, 또 전자상거래를 동남아까지 확산할 수 있으므로 아직도 Line이 싸 보임. 단, 일본인들이 보수적이라서 MAU당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이 라인의 discount 요인이었는데 일본 정부 주도로 현금 없는 사회 만들기가 진행되며 인터넷 뱅킹도 보급 속도를 높일 것이므로 discount가 해소되어 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