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인근 번화가에서 길을 가던 일본인 여성을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의 재판에 피해자와 일행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 심리로 열린 방모(33)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일본인 여성 A(19)씨는 "피고인 처벌을 원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방씨는 지난 8월 23일 오전 6시께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을 지나가던 A씨를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상해·모욕)로 구속기소 됐다.
방씨는 A씨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하고, 성인 비디오 배우에 빗대 욕을 하거나 일본인을 비하하는 단어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뇌진탕 등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날 증인석에 선 A씨와 일행 B씨는 폭행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A씨는 증인신문에서 "방씨가 사건 당일 '헌팅'을 시도하며 끈질기게 따라오자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일행이 '이러지 마세요, 이건 민폐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러자 방씨가 돌변해 한국어와 일본어로 욕설을 퍼붓고 폭행했다"고 말했다.
B씨도 증인신문에서 "방씨가 일행에게 '같이 놀자'며 말을 걸어왔고, 이를 거절하자 '무시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냈다"며 "A씨가 휴대전화로 이런 모습을 촬영했고, 이를 본 방씨가 A씨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를 든 팔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내팽개쳤다"고 증언했다.
A씨는 "폭행 이틀 뒤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중 두통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사건 이후 팔에도 감각이 없어졌다"며 후유증을 호소했다.
A씨는 또 "사건 당시에는 머리를 바닥에 부딪친 것만 기억이 났는데, 방씨가 무릎으로 가격했다는 사실은 영상을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당시 방씨를 촬영한 이유를 묻는 변호인 측 질문에 답변하다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A씨는 "일본에서 한국인에게 맞은 적이 있는데, 그때 경찰의 도움을 못 받아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면 증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방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