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하려면 보관료 내세요"

입력 2019-11-22 17:50
<기자>

은행에 돈을 맡기면 보관료를 내야하고, 반대로 돈을 빌리면 이자 대신 갚아야 할 원금을 깎아준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한 시중은행의 24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0%로 12개월 만기 상품(1.60%) 보다 0.5% 포인트나 낮습니다.

과거 예금을 오래 맡길수록 높은 이자를 주던 은행들이 확정된 금리로 장기간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꺼리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보다 앞서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한 유럽에서는 은행 저축계좌에도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수수료가 붙습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대규모 자금에는 추가적으로 ‘보관료’도 물립니다.

반대로 돈을 빌리는 경우엔 상환해야 할 원금을 깎아주는 마이너스 금리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엔 은퇴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급여 소득 없이 투자수익과 이자수익으로 노후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오크트리캐피탈 회장)는 "제로금리가 어쩔 수 없이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환경으로 은퇴자들을 내몰고, 위험한 투자에 나서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치 않게 은퇴자금을 날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란 경고도 덧붙여, 최근 DLF와 같은 사태가 더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제로금리 시대에는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

먼저 부동산은 매달 일정한 수익이 발생하는 월세가 전세보다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주식의 경우는 주주환원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

"매출 성장이 커지는 것보다 낮은 금리로 싸게 자본을 조달해서 자기주식을 싸게 사서 소각하거나 갖는 그런 기업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최근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 애플, 아마존에서 나타나는 자사주 매입하고 소각하고 또 배당주고.."

전문가들은 다만 제로금리는 저성장과 저물가로 대표되는 디플레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예금이나 채권, 금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