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장을 역임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가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한 행보를 성큼성큼 내딛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전지가 될 5개주에서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위해 1천500만∼2천만 달러(약 177억∼236억 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캠프에서 20일(현지시간) 확인한 이러한 투자 계획은 블룸버그가 1억 달러를 들여 4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트럼프에 대항하는 온라인 광고 캠페인을 하겠다고 발표한 지 1주일도 채 안 돼서 나왔다.
이번 유권자 등록 캠페인은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방안으로, 전형적으로 민주당 지지세력이지만 그동안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아 실제 선거에 반영되지 않았던 50만명의 유권자를 타깃으로 할 예정이다.
그 대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젊은 유권자, 일부 농촌 거주자들이다. 내년 초 애리조나,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위스콘신 등 5개 주에서 시작해 다른 주로 더 확대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블룸버그의 막강한 재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다고 AP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수일 내로 대선 공식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유권자 등록운동을 할 5개주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간신히 이겼던 곳들이다. 당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서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는 1%포인트 이내 차이로,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선 3%포인트 차로 이겼다.
텍사스주는 예외적으로 트럼프가 9%포인트로 이겼으나 최근 민주당 성향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많이 텍사스로 이주해 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한번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텍사스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피선거인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뒤늦은 대선 길 닦기에 나섰다고 로이터가 20일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앨라배마주와 아칸소주 프라이머리 관리위원회에 2020년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이로써 블룸버그는 3개주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 의사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2월에 시작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민주당 경선은 건너뛰는 대신 3월 3일 15개주에서 벌어지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7월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일자리 손실 등의 이유로 비판적 입장을 보였으며, 성공한 억만장자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통해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자임하고 있다.
포브스 잡지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금융데이터 미디어그룹 블룸버그를 설립했으며 재산 순가치가 543억달러(추정·약 64조원)로 미국 9번째 부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