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왜 못 볼까? "이달 말까지 눈다운 눈 안 온다"

입력 2019-11-19 09:33


19일(오늘) 새벽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중부 곳곳에서 첫눈이 관측됐다.

그러나 짧은 시간 진눈깨비 형태로 내린 탓에 대부분 적설량은 기록되지 않았다.

보통 첫눈이 온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펑펑 내리는 광경을 떠올리지만 실제 첫눈은 올해와 같은 형태가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 10년간 서울에서 첫눈이 쌓일 정도로 내린 것은 2016년과 2018년 단 2번뿐이다.

2016년 11월 26일에는 첫눈이 0.8㎝ 쌓였고 지난해에는 11월 24일 8.8㎝가 오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래 가장 많은 첫눈을 기록했다.

다른 해에는 적설량이 모두 '제로'였다.

비와 눈이 섞인 진눈깨비 형태로 내리거나 지면 기온이 높아 첫눈이 지면에서 녹아내린 탓이다.

첫눈이 관측됐음에도 2009년, 2012∼2014년, 2017년처럼 적설량은 물론 강수량이 0인 해도 있다. 양이 적거나 시간이 짧아 지면을 적실 정도로만 첫눈이 내렸다는 의미다.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첫눈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24시간 관측소에 상주하는 기상청 관측자의 '눈대중'에 따른 것이다.

서울의 경우 옛 기상청 자리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에서 관측자가 실제로 목격하고 CCTV 등으로 확인하면 첫눈으로 기록된다.

눈답지 않은 첫눈이 내리는 현상은 서울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천, 수원, 청주, 대구, 전주, 광주 등 주요 도시에도 2009년 이후 적설량을 기록한 첫눈이 내린 적은 1∼3회에 불과했다.

다만 강릉에서는 2009년 11월 2일 첫눈이 14㎝ 쌓인 것을 비롯해 첫눈 적설량을 기록한 해가 4차례에 달하고 적설량도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지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수도권 등에는 건조한 북서풍과 함께 들어오는 구름이 좁은 서해상을 짧은 시간 거치며 눈구름이 만들어져 첫눈 양이 적다"며 "반면 강릉 등 영동지방에는 찬 고기압이 동해상으로 확장하면서 차가운 북동풍이 넓은 동해상에 긴 시간 머물며 눈구름이 크게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까지 서울에서 눈다운 눈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통보관은 "이번 주말, 다음 주말에 강수 가능성이 있지만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현재 상황으로 보면 눈다운 눈은 이번 달 말까지 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첫눈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