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에 베팅... '조단위' 뭉칫돈 유입

입력 2019-11-19 11:17
수정 2019-11-19 14:39
<앵커>

국내증시가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가 연일 이어지자 미국 증시가 연일 고공행진하는 것과 극명한 온도차가 나는데요.

하지만 최근 국내 주식형 상품에 자금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어 향후 증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감이 관련 상품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한달간 국내 주식형ETF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주식형펀드에도 5,0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들어왔습니다.

반면, 주로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1조4,000억원이 빠져나가며 대조적이었습니다.

여기에 규모는 많지 않지만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2,7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되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이런 흐름은 사실상 국내 증시 상승을 기대한 투자로 보여집니다.

그 배경에 대해 어떤 진단이 나오나요?

<기자>

그간 글로벌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좀처럼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글로벌 증시 상승에 편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미국 3대 지수 모두 올해 20% 이상 올랐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다우존스 지수도 간밤 소폭 올라 2만8,000대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글로벌 주요 지수도 마찬가지 행보입니다.

같은 기간 독일(25.08%)은 25% 이상에 올랐고 일본(17.00%)과 중국(16.65%)도 2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에 반해 코스피의 상승률은 5.86%에 불과해 글로벌 주요 지수와 상반된 모습입니다.

<앵커>

하지만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 역시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는 거죠?

<기자>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끈 업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기 개선은 IT산업이 이끌고 있다"며 "특히 국내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이 본격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들이 최근 연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또 주목할 만한 증시의 호재가 있나요?

<기자>

이달 들어 기관도 1조원 넘게 자금을 유입하면서 코스피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특히 증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일고 있습니다.

간밤 미국이 중국의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해 거래제한 조치를 90일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외신은 내다봤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애초 미·중 무역분쟁의 일환으로 취했던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조치를 본격 완화시킨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대외 리스크까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기자>

단기적으로는 홍콩의 시위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미 시위 사태가 연일 확산되면서 자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3분기 GDP가 지난해 대비 3.2% 감소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줄어든 셈입니다.

홍콩의 경우 한국의 4위 수출국으로 홍콩 경제의 악화는 국내 기업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아울러 홍콩에 이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성장률까지 둔화되면서 자칫 글로벌 경기침체, 이른바 'R의 공포'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의 최대 리스크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간 고공행진하던 글로벌증시에 훈풍을 받지 못했던 국내 증시가 본격 반등에 나설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