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또 한 번 기적…"사랑합니다 박항서"

입력 2019-11-15 00:52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1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4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꺾자 현지 축구 팬들이 열광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관중이 벌떡 일어나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베트남, 찌엔탕(승리)"을 연호했다.

흥에 겨운 팬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부부젤라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쩐 쭝 훙(40) 씨는 "박항서 감독이 있어 베트남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진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훙 씨는 또 "지난 2년간 베트남 대표팀을 잘 이끌어준 박 감독이 3년간 재계약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더 잘 훈련하고 역량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의 응우옌 후에 보행자 거리와 청년문화회관 등지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단체 응원전을 펴던 팬들도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당수 팬은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질주하며 밤늦게까지 부부젤라를 불며 행인들과 기쁨을 나눴다.

현지 축구 팬들의 응원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열성 팬들은 대낮부터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하노이 시내에서 차량 퍼레이드를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월드컵, 꼬렌(파이팅)"을 연호하는 퍼레이드 행렬에는 베트남어와 영어로 "박항서,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도 보였다. 일찌감치 불꽃을 터트리는 팬들도 있었다.

TV나 스크린이 설치된 도심 카페와 식당에는 여지없이 팬들이 몰려 단체 응원전을 펴 경기 내내 도시 전체가 떠들썩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파도타기 응원이 수차례 이뤄졌고, 스마트폰 플래시를 이용한 단체 응원도 이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 선취골을 기록하자 분위기는 더 달아올라 후반전에는 "베트남"을 연호하는 우렁찬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날 경기는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최장 3년(2+1)간 재계약한 후 펼친 첫 경기여서 현지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쏠렸다.

1차전에서 태국과 비기고 이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연파했던 베트남은 G조 톱시드 팀인 UAE까지 물리치며 4경기 무패, 승점 10(3승 1무)으로 조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