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솟는 서울 집값과는 대조적으로 지방과 수도권 외곽 주택시장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이른바 '역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탄현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용 144㎡ 아파트 전세가격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2억6천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인근지역(일산 킨텍스, 파주 운정)에서 신규주택 공급이 이어지면서 전세수요가 다수 빠져나간 탓입니다.
올해 들어 일산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전세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 이상의 전세가 하락을 기록한 단지도 있었습니다.
의왕시(-11.79%)와 용인시(기흥구 -7.98%), 수원(영통구 -7.81%), 일산(서구 -6.38%)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에서 전세값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계약 당시보다 전세값이 하락하다 보니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기 힘든 '역전세 현상'도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인터뷰] 이강길 / 공인중개사(경기도 탄현)
"(전세가격이 내리면서) 전세가격에 매매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주인들이 최고 5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세입자들에게 (전세가 하락분을) 돌려주기도 했죠.
전셋값 하락 추세는 지방에서 더 크게 나타납니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경남 거제는 전셋값이 1년 전보다 19%나 떨어졌고, 울산 북구(-11.29%)·동구(-10.42%)도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올해 전국에서 체결된 전세 거래 3건 가운데 1건 이상(33.7%)은 2년전 계약 당시보다 가격이 떨어졌고,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금을 대신 반환해준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수도권과 지방에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어 역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김학렬 / 부동산투자연구소장
"주변에 신규신도시 입주물량이 많은 주변 지역들은 문제가 생길 수가 있거든요. 동탄이나 평택이 (역전세난이) 우려가 되고요. 창원이라거나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들…"
한 쪽에선 서울 집값이 치솟고, 또 다른 쪽에선 전셋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정확한 원인 진단과 해결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