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물가 '초비상'…돼지고기 101% 폭등

입력 2019-11-09 13:26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고 있는데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식품 가격은 거꾸로 치솟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둔화 현상이 뚜렷한데도 소비자 물가가 도리어 급등하면서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상충하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3.8% 상승했다.

10월 상승률은 2012년 1월 이후 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시장 예상치인 3.4%도 훨씬 뛰어넘었다.

특히 10월 상승률은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소비자물가관리 목표인 3%를 크게 웃도는 것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인한 돼지고깃값 급등이 소비자 물가 급등 현상의 주된 원인이다.

10월 식품류 가격이 작년 동월보다 11.4% 오른 가운데 돼지고깃값은 101.3%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돼지고깃값은 전달보다도 20.1% 올랐는데 이는 냉동 비축육 방출 등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에도 아직 가시적인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국은 돼지고깃값 상승만으로도 10월 CPI가 2.43%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깃값 인상 요인을 제거하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지수와 반대로 10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하락했다.

10월 P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1.5%)와 전달(-1.2%)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10월 하락률은 2016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수준이다.

이로써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은 7월부터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등 경제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디플레이션은 보통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데 산업생산 감소,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앞서 중국에서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