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1천조…투자처 찾아 '삼만리'

입력 2019-11-06 17:45
수정 2019-11-06 17:30
<앵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까지 낮아지면서 막대한 시중 부동자금이 어디로 흘러갈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증시 탓에 위험 자산 투자는 꺼리면서도, 어떻게든 1%라도 수익률을 더 챙기려는 움직임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풀린 부동자금의 규모는 6월 말 기준 989조원을 넘어서며 1천조원에 가까워졌습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통상적인 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데, 보유보다는 투자처를 기다리는 자금으로 여겨집니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은행 예금이자는 0%대로 내려앉았고,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각광받던 ELS마저 독일 금리 연동 파생결합증권(DLS)의 원금 손실과 더불어 홍콩 민주화 시위로 인한 홍콩H지수에 대한 불안감 등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나마 자금 몰이를 하고 있는 상품은 정기적으로 현금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컴형 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6개 인컴 펀드의 설정액은 3조248억 원으로, 올 들어서만 1조4,722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1조2,095억 원과 2조7,88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비됩니다.

상장리츠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이 매수가 몰리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겁니다.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바람에 이미 당초 약속된 6% 대의 배당 수익률보다 기대 수익률이 떨어졌는데도 초저금리 시대에 그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갈 곳 잃은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역사적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내외 변수 해소 여부를 살펴가면서 저점 매수로 당분간 대응하는 것도 방법."

실제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사자' 행보를 보이면서 증시 바닥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