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 건설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부 장관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이라며 5일(현지시간) 더 엄격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 국가안보 법률에 따라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공산당이 요구하면 각종 정보를 넘길 의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까지 주로 기술적 측면에 치중했던 5G 네트워크의 보안 평가 기준에 '신뢰성 평가' 항목을 추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은 이 평가를 위해 해당 기업이 본국의 법률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정보와 데이터를 정부에 넘기도록 강요받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마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바로 그런 사례"라고 덧붙였다.
외무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독일 당국이 화웨이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드러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독일이 5G 네트워크에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화웨이를 배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통신은 해석했다.
이런 발언은 여태껏 독일이 5G와 관련해 화웨이에 대해 보인 태도와 결이 다르다.
앞서 독일 당국은 지난달 5G 네트워크에 대한 보안 평가를 마친 후 장비 입찰에 중국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당시 당국은 공평성을 위해 어느 한 업체도 입찰 참여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은 것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모두 화웨이의 고객으로, 화웨이를 금지하면 5G의 출범이 늦어지고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그간 경고해왔다.
한편, 미국은 세계 시장점유율이 28%에 달하는 화웨이의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에 활용될 수 있다며 우방들에 화웨이 배제를 압박해왔다.
미국은 지난 5월에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자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할 때 따로 승인을 받도록 하는 수출규제를 가했다.
이는 화웨이에 미국 기술이나 핵심부품이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화웨이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타격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