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4일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 당이 나를 필요로 해서 쓰겠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제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총선에 나올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을 포함한 1차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하려 했다가 그를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당내 반발이 일자 막판에 제외했다.
박 전 대장은 '당에서 받아준다면 충남 천안 지역구에서 총선에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비례대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역구 출마를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비례대표 욕심 있는 사람으로 매도한다"며 "비례대표 생각 전혀 없다. 험지가 가서 1석이라도 차지하는 것이 한국당에 도움 되지 않겠는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장은 "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안 좋은 이야기(영입 반대)가 나오고 '반기를 든다' 이러니까 황 대표에게 죄송했다"며 "죄송한 마음에 먼저 부담 갖지 말고 (영입명단에서) 빼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가 '다음 기회에 보자. 끝난 것이 아니니까 상처받지 말라'고 했다"면서 "대표가 누구든 우리가 선출한 대표라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당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진 한국당 2차 인재영입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포함될지) 잘 모르겠다"면서 "한국당이 저를 거부하고 본인들이 말하는 중도확장의 걸림돌이 된다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답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사건에 대해서는 사회 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갑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장과 부인은 공관병들에게 골프공을 줍게 하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위생·식품 관리 차원에서 집안에 함께 사는 어른으로서 (공관병을) 나무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다. 사령관이 병사에게 지시한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면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인권센터가 병사를 이용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2017년 당시 육군 '병영생활규정'을 인용해 "육군 규정은 감 따는 일을 공관병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고 한다"며 "4성 장군이 규정도 모르고 병사들을 노예마냥 취급한 셈이니, 군 기강 문란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 성명을 냈다.
이어 "자기 행동이 갑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군대에 인권이 과잉됐다고 주장하는 박찬주를 보니 왜 그토록 끔찍한 갑질을 아무 죄의식 없이 자행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또 박 전 대장의 '삼청교육대' 언급에 대해서도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에 운영되던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2019년에도 언론에서 삼청교육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찬주는 본인 때문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후배 장군들이 '똥별'로 싸잡아 욕먹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