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적자기업 핏빗 인수…설립자 한인2세 '기사회생'

입력 2019-11-03 18:59
수정 2019-11-03 19:00


세계 최대 검색기업인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업체 핏빗을 21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4천억 원에 인수하고 애플과 삼성이 장악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진입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제임스 박이 2007년 에릭 프리드먼과 공동창업한 핏빗은 하루 걸음 수나 달린 거리, 소모된 칼로리양, 심장 박동수,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등을 계측하는 스마트워치 생산 업체다.

핏빗은 스마트밴드 챠저, 스마트워치 버사 등으로 개량을 거듭해 지금까지 전세계에 1억 대 이상의 스마트밴드를 판매했으며, 2,8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핏빗은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술로 2015년 6월 뉴욕 증시에 상장해 당시 주당 45달러로 약 100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직후 애플, 샤오미 등에 밀려 지난해 핏빗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6% 줄어든 약 15억 달러, 순손실 약 1억 8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가도 크게 하락해 올해 주당 2.99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적자에 허덕이던 핏빗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합병을 통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페이스북도 핏빗 인수를 타진했지만 주당 7.35달러를 제시한 구글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마감한 뉴욕증시에서 핏빗 주가는 이번 인수합병 소식에 주당 7.15달러까지 배 이상 급등했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박은 이번 인수합병건으로 1억 5천만 달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박은 3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이민 1.5세대로 빌게이츠처럼 창업의 꿈을 갖고 하버드대 컴퓨터 공학과를 중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1999년 처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렸다가 2001년 닷컴 버블로 파산한 이후 닌텐도 Wii가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작동하는 방식을 참고해 핏빗을 설립했다.

구글의 인수 발표 이후 제임스 박 CEO는 "구글의 리소스와 플랫폼을 통해 웨어러블 카테고리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구글은 우리의 목표를 진전하는데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기대했다. 구글의 핏빗 인수 절차는 내년께 최종 마무리된다.

디지털전략부

(이미지출처:핏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