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기억력 감퇴, 8세에 정해진다"…치매는? <英연구팀>

입력 2019-10-31 21:23
수정 2019-11-01 07:26


노년기의 기억력 감퇴나 정신 쇠퇴가 8세까지 대체로 결정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영국에 거주하는 69∼71세 노인의 기억력과 사고력을 측정한 뒤 이들이 초등학생 시절 받았던 인지 검사 측정치와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분석 결과 유년 시절의 인지 수행 평가가 상위 25%를 기록했다면, 70세에도 마찬가지로 상위 25%로 유지될 개연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능력에는 교육도 영향을 미쳐 대학을 졸업하는 등 교육을 오래 받을수록 16세 이후 교육을 받지 않은 실험군보다 인지 검사 점수가 16%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전문직 종사자가 육체노동을 했던 참가자보다 사고력과 기억력 면에서 다소 나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을 작성한 조너선 스콧 UCL 교수는 "노년기 인지 능력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하다"며 "앞으로 (유년 시절의) 교육 또는 운동, 식습관, 수면 등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해 인지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서는 또 양전자 단층촬영을 통해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존재 여부도 측정했다.

이 물질이 검출된 참가자의 경우 인지력 측정치가 평균보다 8%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물질의 존재 유무는 유년 시절의 인지력이나 교육, 사회경제적 계급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유년 시절의 뇌 발달이 노년기의 정신 건강에 중요한 반면, 중·장년기의 생활 습관 변화가 인지력 감퇴를 늦출 것이라는 기존 이론의 신빙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는 데 시사점이 있다.

'알츠하이머 리서치 UK'의 카롤 루트리지 박사는 "어떤 생활 습관이 치매 위험을 줄이는지 측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과 노년의 인지력의 상관관계를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신의학 저널인 '뉴롤로지'(Neurology)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