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또 산불…벨에어 등 초호화 부촌 향해 번지는 중

입력 2019-10-29 00:41


미국 캘리포니아주 곳곳에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28일 새벽(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서부 셔먼옥스에서 새로운 산불이 발화해 인근 부촌을 위협하고 있다.

CNN 등 미 언론과 캘리포니아 소방국 등에 따르면 LA를 관통하는 고속도로인 405번 서쪽면에서 발화한 '게티파이어'는 LA의 대표적인 부촌인 벨에어, 웨스트우드, 브렌트우드 등을 향해 번지고 있다.

CNN은 "이들 지역은 유명인사가 다수 거주하는 초호화 부촌"이라고 전했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집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CNN은 덧붙였다.

LA 수도전력국은 게티파이어로 약 2천6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인근 가톨릭 여자대학인 마운트 세인트 매리 대학에도 대피령이 발령됐다고 이 대학 학생이 트위터에 올렸다.

오렌지색 연기가 LA 서쪽 하늘을 뒤덮은 사진도 올라왔다.



LA 소방국은 "405번 고속도로 서쪽과 선셋 남쪽 주민은 소방국의 대피명령에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발화한 '킨케이드 파이어'로 약 20만 명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유명 와인산지인 소노마 카운티에 번진 산불은 27일 자정까지 약 5만4천 에이커(218㎢)의 산림과 농장 등을 태웠다. 여의도 제방 안쪽 면적의 약 75배에 달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역대급 강풍 상황"이라며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에 산불이 발화하는 조건은 규모, 범위, 풍속, 건조한 식생 조건 등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된 허리케인급 강풍은 최고 시속 164㎞ 이상에 달했다.

뉴섬 주지사는 전날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주 정부는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강제 대피명령이 떨어진 지역의 주민은 소방관 등의 경고와 지시를 철저히 따라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소노마 카운티 산불은 전날 진화율이 10%까지 올라갔다가 강풍이 불어 산불 피해 지역이 늘어나면서 28일 오전 현재 진화율이 5%로 오히려 떨어졌다. 그만큼 불길을 잡기 어렵다는 뜻이다.

화마로 1869년 지어진 고급 와인 양조장인 '소다 록 와이너리'가 불탔다

주민 23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강제단전 조처를 한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28일에도 96만5천여 가구에 강제단전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제단전이 적용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 북부를 중심으로 32개 카운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