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장을 찾았다가 관중들의 야유에 시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한국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를 찾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5차전을 지켜봤다.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시작 직전 멜라이니 여사와 딸 이방카 보좌관 등 가족, 공화당 인사들과 함께 경기장 VIP 스카이박스로 조용히 입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회 공수 교대 시간에 전광판을 통해 관중들에게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족들과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관중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환호하는 관중도 있었지만, 대다수 관중은 야유로 화답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야유 소리가 100㏈을 넘길 만큼 컸다"고 전했다.
몇몇 관중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일부 팬은 팻말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5회 두 명의 남성은 홈플레이트 뒷자리에서 탄핵 찬성이라는 팻말을 들었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두 남성의 행동은 중계 화면을 통해 세계로 송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부가 기울어진 8회 조용히 경기장을 떠났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월드시리즈를 참관한 건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18년 만이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9·11 테러로 전국에서 추도 분위기가 확산한 가운데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현직 대통령으로는 6번째로 월드시리즈 시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구를 하지 않았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대통령이 장내 혼란을 원치 않는다며 시구를 고사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시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연이 있는 스페인 출신 스타 셰프 호세 안드레스가 해 눈길을 끌었다.
안드레스는 2015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비하 발언에 반발한 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점을 철회했다가 법정 다툼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