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한 애견카페에서 '판다'처럼 염색한 애완견을 선보였다가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문을 연 청두시의 한 애완견 카페가 6마리의 '차우차우' 견을 마치 판다 새끼처럼 검은색과 흰색으로 염색했다.
청두시는 세계적 희귀동물인 판다의 주 서식지이자 '판다 기지'가 있는 곳이다.
청두경제일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이 애완견 카페의 운영자는 1천500위안(약 25만원)을 내면 애완견을 판다처럼 염색해 준다고 홍보했다.
이런 내용이 중국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동물 학대"라며 발끈했다.
한 수의사는 개를 염색하면 피부를 손상할 수 있다면서 "개는 개일 뿐이다. 개를 염색한다고 판다가 되지 않는다. 개들도 생명체인데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그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 카페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앞으로는 애완견 염색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페의 주인 황 모 씨는 "청두는 판다의 고장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애완견 카페나 애완견 숍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뭔가 다른 것을 원했다"고 해명하면서 "그들(판다 모양으로 염색한 애완견)은 매우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판다는 중국 중앙정부의 엄격한 보호와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키우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은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특정 국가에만 임대하는 '판다 외교'를 펼치고 있다.
판다 외교는 중일전쟁 때인 1941년 국민당 정부의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중국을 지원한 미국에 감사의 표시로 판다 한 쌍을 보내주면서 시작됐다.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중국 정부는 판다 외교를 이어갔다.
특히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 직후 중국이 미국에 판다 한 쌍을 기증한 것이 판다 외교의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
이후 1983년 워싱턴 조약 발효로 희귀동물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자 중국은 돈을 받고 장기 임대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집권 이후 판다 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애견카페 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