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연기 EU에 요청...존슨, 서한 서명 안하고 "연기는 실수"

입력 2019-10-20 08:59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연기를 요청하는 편지를 유럽연합(EU)에 보냈다고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저녁 영국 하원에서 최근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가 보류되자 이전에 통과된 법률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했다.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과 함께 브렉시트 연기는 실수라고 주장하는 별도 서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수밖에 없게 만든 'EU(탈퇴) 법'(이른바 벤 액트) 복사본 등을 보냈다.

특히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에는 서명하지 않았고, 브렉시트 연기는 실수라고 믿는다는 서한에만 자필로 서명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브렉시트) 연장 요청이 막 도착했다"며 "나는 EU 지도자들과 어떻게 대응할지 상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투스크 의장은 EU 27개국 정상과 통화할 것이라며 "이 과정은 며칠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관련 이행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 앞서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 올리버 레트윈 경이 제출한 수정안을 먼저 표결해 가결 처리했다.

'레트윈 수정안'은 브렉시트 이행 법률이 최종적으로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보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레트윈 수정안이 가결됨에 따라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는 보류됐고,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철회했다.



이어 존슨 총리는 앞서 통과된 법률에 따라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했다.

지난달 제정된 EU 탈퇴법(벤 액트)은 19일까지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존슨 총리가 EU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레트윈 수정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지만, 결국 EU탈퇴법에 따라 EU에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게 된 것이다.

BBC의 정치 에디터인 로라 쿤스버그는 존슨 총리가 3개의 서류를 보낸 것은 "논란이 많다"며 "보리스 존슨이 법정을 피해가려고 노력하는 것인지에 대한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투스크 의장을 포함해 유럽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 편지는 "의회의 편지이지 나의 편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BBC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