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집 구매’…외국선 되는데 한국은 왜

입력 2019-10-18 17:38


<앵커> 요즘 세계적으로 온라인 주택 구매 서비스의 개발이 활발합니다. 안전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활용되는 실정인데, 한국은 아직도 거래가 아닌 매물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근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미국 최대 부동산중개인 협회(NAR)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서비스 ‘프로피(Propy)’.

2017년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전세계 20개국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춘 부동산 거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거래기록을 조작할 수 없어 안전한데다 허위매물이 없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 수수료도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최근 3년새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부동산 분야 창업이 활발한 모습입니다.

반면 한국 부동산 스타트업들의 경우 수년째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업체들의 자정 노력에도 허위매물 문제 역시 끊임없이 소비자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과도한 정보 규제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서비스의 성장을 틀어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의 등기소와 같은 기록과 블록체인과의 연계성이 강화되어야만이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데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등기소와 블록체인 기반의 어플과의 상호 인증관계제도가 없기 때문에…”

[인터뷰]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의 빅데이터나 여러 가지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공유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부처간 칸막이가 있고 데이터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토부 역시 지난 1월 블록체인 기반의 원스탑 부동산거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제주도와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규제심사에 막혀 아직까지 발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 시작되는 차세대 전자정부 사업에서 이를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사업이 완료되는 데에만 4년이 걸리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 민간 서비스와 연계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부동산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한 ‘프롭테크(Prop-Tech)’가 세계 시장에서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의 뒤쳐진 정보 개방과 지원으로 우리 기업들이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어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