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수련원 사망 미스터리…'시신 닦고 설탕물 주입' 왜?

입력 2019-10-17 21:22


제주 명상수련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해당 명상수련원장 H(58)씨 등이 사건 경위에 대해 제대로 진술하지 않고 있어 '왜 사망자를 신고않고 방치했는지', '왜 시신에 설탕물을 주입했는지' 등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왕복 배편 끊고 왔는데 '시신으로'

제주 명상수련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57·전남)는 8월 30일 제주시 내에 있는 한 명상수련원에 수련하러 가겠다고 집을 나섰다.

A씨는 평소에도 명상을 자주 했으며 과거 해당 수련원을 몇 차례 찾아 1박 2일에서 2박 3일간 명상을 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당 수련원은 회비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며, 회원 본인이 오고 싶은 시간에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며 명상할 수 있는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일행 2명과 배편으로 제주에 와 해당 수련원을 찾았다. A씨는 9월 1일 전남으로 떠나는 배편을 예매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A씨는 9월 1일을 마지막으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A씨와 함께 수련원을 찾은 일행 2명은 A씨가 연락이 두절된 날인 9월 1일 제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일행 2명이 해당 수련원을 떠날 때 함께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A씨 부인은 한 달 넘게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15일 전남 소재 경찰서에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을 찾아가 수련원 3층에 있는 한 수련실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숨진 A씨는 수련실에 설치된 모기장 안에서 상당 부분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이불이 덮인 채 누워 있었다.

경찰이 A씨를 찾으러 수련원 내부로 들어가려고 하자 명상수련원장 H씨는 "A씨가 현재 수련 중이다. 경찰이 들어가면 다친다"고 주장, 경찰은 119구급차를 대기시킨 후 명상수련원에 진입했다.

경찰은 추가 시신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 수색견도 투입했지만 다른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명상수련원 원장 H씨와 관계자, 회원 등 총 6명을 입건했으며 이들 중 혐의가 중한 것으로 보이는 3명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혐의는 유기치사, 사체은닉, 사체은닉방조 등을 적용했다.

해당 수련원은 전남 지역에도 분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정확히 확인된 바가 없으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왜 시신 닦고, 설탕물 주입했나

해당 명상수련원장 H씨 등이 사건 경위에 대해 자세히 진술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부검의 등은 A씨에 대한 부검 결과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죽은 지 한 달 보름가량 됐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 지병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독물 검사 등을 추가로 요청, 정확한 사인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H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수련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련실 안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A씨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사인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H씨 등이 A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방치한 뒤 시신에 설탕물을 주입한 이유도 안갯속이다.

경찰은 입건된 사람 중 일부로부터 "원장 등이 숨진 남성의 시신을 매일 닦고 설탕물을 먹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실제 경찰이 해당 수련원을 찾았을 때 시신 주변에 흑설탕과 주사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H씨 등은 '왜 시신에 설탕물을 주입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고 있어 의폭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본인이 모르는 지병이 있을 수 있어 국과수에 추가 감정을 의뢰했다"며 "또 A씨의 죽음과 종교 단체와의 연관성, 흑설탕과의 인과관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이 방치된 기간 수련원을 다녀간 관계자들을 파악해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