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료진이 척추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리졸리 정형외과 병원 소속 전문의 알레산드로 가스바리가 이끄는 수술진은 지난달 6일 골암을 앓는 77세 남성 환자에게 4개의 척추뼈를 이식했다.
12시간가량 진행된 이 수술에는 알레산드로 가스바리를 포함해 총 20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이 환자는 골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으로 꼽히는 '척색종'을 앓아 척추뼈가 온전치 못했다. 그대로 두면 척추가 마비돼 일어나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의료진은 위험을 무릅쓰고 척추 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에 사용된 뼈는 볼로냐의 '골근육조직은행'에 보관돼 있던 것이다.
핵심은 환자의 기존 척추뼈를 다른 사람의 것으로 대체하면서 척추 구조를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이었다.
의료진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수술을 진행했고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척추를 재건했다.
이 환자는 수술 2주 뒤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스스로 일어서는 데 성공했다. 입원 한 달 만에 귀가한 환자는 현재 걷기 등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간·위·폐 등과 같은 장기 이식 수술은 오래전부터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나 신체의 근간인 척추뼈를 이식하는 수술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 성공이 세계 첫 사례라고 밝혔으나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의료당국 한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 의료계의 이식 수술 역사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