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자닌 자산의 유동화 실패가 촉발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지연 사태가 CB와 BW를 다수 포함한 다른 펀드들로까지 확산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부터 발행이 급증한 메자닌 자산들의 주식전환율이 떨어지고 풋옵션 행사가 급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코스닥 기업의 CB와 BW 등을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첫 선을 보인 이후 코스닥 시장 중심으로 발행이 급증한 메자닌 자산.
코스닥 상장사의 CB와 BW 발행액은 2017년 약 3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약 5조7천억원으로 발행량이 급증한데 이어 올해역시 4조3,666억원이 발행됐습니다.
메자닌은 투자기업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해 소정의 이자를 받거나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코스닥 중심으로 메자닌 발행이 급증했지만 지난 3분기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며 CB와 BW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권리행사 규모는 지난 3분기 2,681억원으로 전분기 4,384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습니다.
권리행사가 저조한 상황에 향후 발행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 올해들어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한 건수는 392건으로 전년대비 30%가량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메자닌자산의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와 올해 0%이자율로 발행된 CB와 BW는 전체 발행 건수의 절반을 넘어섭니다.
결국 0%대 이자율에 권리행사도 저조하고 조기상환청구도 늘어나며 아무런 수익 없이 원금만 회수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전문가들은 CB와 BW를 대거 편입한 코스닥벤처펀드와 메자닌펀드의 수익률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메자닌 펀드의 수익률은 주가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죠. 0%대 발행한 것은 원금만 겨우 건지는 겁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일반적인 회사채보다 낮은 수준에서 수익률이 결정되는 거고요 수익률이 좋게 나올 수가 없죠.”
문제는 앞으로 인데, 업계에서는 최근 잇단 라임사태와 같은 악재 속에 사모펀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수익률까지 저조하다면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증가하면서 조기상환청구 건수가 늘어나 유동성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대부분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기업들이 메자닌 자산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조기상환이 늘어난다면 발행기업들이 상환을 연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발행기업이 채권을 다시 사주는 거니까요. CB나 BW를 발행한 회사들은 재무적인 위험이 있거나 그러니까 CB나 BW를 발행했겠죠. CB나 BW찍었는데 발행기업이 돈이 없으면...”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 가운데 메자닌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는 각각 2조7,656억원과 2조4965억원 규모로 집계되고 있는 상황.
업계의 우려처럼 펀드 자금의 유동화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금 유동화 실패로 환매중단을 선언한 라임사태에 이어 대규모 제2, 제3의 라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