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암과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건 이미 학계에 보고된 사실이다.
그런데 과체중과 비만이 일부 성인 암의 발병 위험을 어느 정도 높이는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0세 이전에 과체중이 되면 발암 위험이, 각각 자궁내막암 70%, 남성 신장 세포암 58%, 남성 대장암 29%, 각종 비만 관련 암 15%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BMI(신체질량지수)가 25를 넘으면 과체중, 30을 초과하면 비만이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을 나눈 값이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세계 보건·1차 의료 학과의 토네 비오르게 암 역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학술지 '국제 역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했다.
11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보고서 개요( 링크 )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과체중과 비만이 시작된 시점과 지속 기간에 따라 발암 위험이 어느 정도 높아지는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Me-Can 프로젝트(Metabolic Syndrome and Cancer Project)'에서 22만명의 체중, 신장, 암 진단 등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했다.
이는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리아 3개국 자원자를 대상으로 대사 증후군과 암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2006년 설립된 이 프로젝트의 1.0 버전은 58만여 명(암 환자 3만6천 건 포함)의 데이터를 구축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27건의 '동료 심사' 논문을 생산했다. 2017년 2월 출범한 2.0 버전에선 전체 등록자가 81만4천 명(암 환자 8만4천 건 포함)으로 늘었다.
과학자들은 암 진단을 받기 전에 최소 3년 간격으로 두 차례 이상의 검진 기록을 가진 사람들로 실험군을 구성해 평균 18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에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2만7천881명이었고, 이 가운데 35%인 9천761명은 비만과 관련이 있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성인은 폐경 후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 세포 암, 대장암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첫 번째와 두 번째 검진에서 비만 판정을 받은 피험자는, 비만 관련 암이 생길 위험이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 피험자의 발암 위험이 평균 64% 올라가 여성(48%)보다 상승률이 훨씬 높았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비오르게 교수는 "몇몇 유형의 암에서 비만은 입증된 발암 요인"이라면서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는, 체중 증가를 막는 것이 암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보건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