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기 전에 끈다”...ESS 화재 대책 강화

입력 2019-10-14 17:38


<앵커>

정부와 민간 합동 조사위에서 ESS 화재 원인과 안전 대책을 발표하고도 화재가 잇따르자 전반적인 에너지 저장 장치 생태계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들은 더 늦기 전에 ESS 산업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SDI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ESS 화재를 근절하고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안전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대형 화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특수 소화 시스템’ 카드를 꺼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배터리 셀에 첨단 약품과 열확산 차단재를 추가해 특정 셀이 발화하더라도 바로 불이 꺼지고 인접 셀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아직까지 ESS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로 풀이됩니다.

(인터뷰)허은기 / 삼성SDI 중대형시스템 개발팀장, 전무

“이달부터 삼성SDI가 제작해서 판매되는 신제품에 적용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국내 ESS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선제적 대응 조치를 하게 됐습니다.”

삼성SDI는 특히, 이미 자사 배터리가 설치된 ESS 시설 천여 곳에도 자비를 투입해 안전 대책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는 등 보다 포괄적인 대책을 밝혔습니다.

(인터뷰)권영노 /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대략적으로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 사이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서 빠른 시간 안에 조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ESS 배터리 문제가 지적됐던 LG화학도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LG화학은 외부의 전기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과전류를 차단하는 모듈퓨즈와 서지 프로텍터 등 안전장치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밝히고, 국제인증을 통과한 화재 확산 방지 제품을 조만간 출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LG화학 측은 “자체 사고 원인 규명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2017년부터 발생한 ESS 화재 26건 가운데 88%가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관련 기업들은 국내 ESS 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