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는 돈을 안 쓰고, 기업은 쓸 돈이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돈을 풀어도 소비와 투자가 개선되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부동산 거래가 막히면서 지난 2분기 가계의 여윳돈은 크게 늘었습니다.
2분기 가계의 순자금운용은 23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10조7천억 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4년(2분기 29조원)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최근 일부 거래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여파에 돈을 쌓아두고만 있는 셈입니다.
반면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자금 수요가 커졌습니다.
기업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분기 5.22%로 지난해 2분기(7.71%)보다 나빠졌습니다.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던 호황기와는 뚜렷하게 다른 양상입니다.
<인터뷰>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현재 상황에서 돈이 부족해서 돈이 안 도는 것이 아니라 금리 비용이 높아서 이자 부담이 높아서 소비를 안하거나 투자를 안한다기보다는 불안감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가계는 가계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불안감을 줄여주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다보니 정부의 곳간은 비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2분기 여유자금 규모는 1조7천억원으로 전년(12조5천억원)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가계는 돈을 안 쓰고 기업은 쓸 돈이 없다보니 돈을 풀어도 소비와 투자는 살아나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