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한 이래 3개월도 되지 않아 보유 지분의 정반 이상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명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3월 29일 처음으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 한진칼에 정관변경을 요구한 이후로 3개월 만에 기존 지분의 절반이 넘은 3.89%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월 16일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언급했던 당시 지분은 7.34%였으나 정관변경 안건이 상정된 직후인 3월 말에는 보유지분이 6.19%, 4월말 4.12%, 5월말 3.45%, 6월말 3.45%로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분 매도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16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며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칼의 지분 매도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한진칼의 지분은 전량 위탁투자사의 지분으로 지분 변화에 직접 개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장기 보유가 불가능한 위탁투자사 보유종목에 대해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 것 자체가 모순" 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특정 기업 길들이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에 대한 줄 세우기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