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국제법 근거해 한국이 국가 간 약속 준수해야"

입력 2019-10-08 17:28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하라고 한국 정부에 거듭 촉구하면서 한국 측이 한일 관계를 복원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국가 간 약속을 어기는 행위를 계속하는"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묻는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전 경제산업상)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전제한 뒤 그런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우선 "북한 문제 등에서 일한(한일), 일미한(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일 관계의 근본을 이루는 한일청구권협정의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는 한국에 대해 우선은 국제법에 근거해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려 놓는 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 최소 2차례 이상 같은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이번 임시국회 개회식에서도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국제법에 따라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나온 이후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먼저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답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회담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향을 거듭 밝혔다.

전날 동해 대화퇴(大和堆) 어장에서 발생한 북한 어선과 일본 수산청 단속선 간의 충돌 사태와 관련해서는 북한 어선의 불법조업 행위가 확인되지 않아 구조 선원들의 신병 구속 등 강제조치를 하지 않고 주변에 있던 북한 선적으로 보이는 다른 어선에 신병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퇴 주변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외국 선박이 조업하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일본 어업 종사자의 안전 조업에 방해가 된다며 북한 측에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이번 일에도 불구하고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변함없이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저 자신이 주체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건을 달지 않고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 앉을 각오"라며 "(납치 피해자) 가족들도 고령이 되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빠른 해결을 위해 모든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2년 북일평양선언에 근거해 (북한의) 납치, 핵·미사일이라는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이해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