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5G 타이틀 목맨 韓…'진짜' 5G 준비하는 日

입력 2019-10-07 17:48
수정 2019-10-07 17:12
<앵커>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5G 서비스 사용자들은 지속적으로 이용에 불편을 호소해왔습니다.

여기에 현재 시판된 5G 단말이 특정 주파수에서만 대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이통사가 최초 타이틀에 급급해 소비자 편의와 권리 보호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세계최초 5G 상용화 이후 5개월만에 가입자는 340만명을 넘어섰지만, 서비스의 질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용자 수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강구 / 경기 파주

"한 6월말부터 5G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기존 LTE와 차이점을 크게 못느끼겠더라구요. 광고에서는 다운로드나 영화나 이런거 금방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큰 차이점은 못느끼겠어요."

국내 이통3사가 지난해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구입한 3.5GHz와 28GHz 두 개의 대역 중 현재는 LTE 주파수와 인접한 3.5㎓ 저주파 대역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학 /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주파수가 올라갈 수록 커버리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기지국을 많이 깔아야합니다. 대신 고주파수대가 되면 주파수 대역을 많이 주기 때문에 광대역으로 속도는 빨라질 수가 있는거에요."

넓은 범위의 전국망은 3.5GHz로 구축하고, 도심 사무실이나 인구 밀집 지역은 28Ghz로 보완해야 비로소 안정성과 속도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계 최초 타이틀에 급급했던, 정부와 통신사들은 서비스의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좀 더 넓은 영역에 서비스가 가능한 3.5GHz에 집중해 가입자 몰이에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출시된 5G 단말기는 앞으로 구축될 28GHz 대역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불거진겁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까지 정부와 이통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소비자들을 위한 이렇다할 설명도 충분한 대비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변재일 / 더불어민주당 의원

"3.5GHz 대역만 통화될 수 있는 휴대폰을 내놨다는 것은 준비가 부족한거죠. 준비가 부족하고, 그런 것들을 이용자들한테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책임을 면할 수가 없죠. 세계 최초의 상용화라는 명분 때문에 이용자의 권익이 침해되어도 좋다 이렇게 볼 순 없는거거든요."

이렇게 국내 통신 3사 28㎓ 대역 5G 서비스 아직 파일럿 수준인 반면, 옆나라 일본의 사업자들은 초고주파인 28㎓ 대역과 6㎓ 이하 대역의 통신장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습니다.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은 내년 상반기 '진짜' 5G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일본은 내년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허울좋은 '최초' 타이틀만 가져가고, 정작 실리는 일본이 챙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까닭입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